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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규
Choi Jigyu
 

<한정된 빛깔의 믿음과 달콤한 신전>

인간의 믿음 체계와 전통에 대하여 의문을 가지고 작업을 한다. 무언가에 맹신하거나 집착하는 인간에겐 특유의 색채감과 달콤함이 느껴지기 때문이다. 어릴 적부터 부모님의 영향으로 교회에 나갔지만, 맹목적으로 신을 믿기가 어려웠다. 대신 신을 믿는 어른들을 오랜 시간 동안 관찰했고 그들에게서 다채로워 보이지만 한정된 빛깔을 발견했다. 그리고 왠지 그들의 삶이 익숙한 맛과 향이 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한국화의 일종인 채색화 기법을 활용하여 ​​인간이 믿음의 대상으로 여기는 오브제를 그린다. 주로 인쇄 매체에서 많이 사용되는 시안(Cyan)과 마젠타(Magenta) 그리고 노랑(Yellow) 분채를 장지 위에 무수히 겹쳐서 이미지를 형상화하는데, 비교적 형광에 가깝기에 전통 채색화에서는 지양하는 색들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장지 위에 세 가지 색이 중첩되고 섞일수록 오방색(五方色)과 오간색(五間色)이 자연스럽게 나와서 동양적인 느낌마저 든다. 내가 채색화 기법을 활용하여 믿음의 대상을 그리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이다. 오늘날 한국화라는 장르를 지탱하고 있는 전통 기법과 재료에 대한 공고한 집착이 마치 종교의 믿음 체계와 매우 닮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한정된 색만을 중첩하여 다채로운 빛깔을 구현하는 채색화의 특징이 믿음의 속성과 비슷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인간의 믿음과 전통은 한정된 정보와 국한된 사상이 오랫동안 중첩되어 만들어진 우연의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인간이 만든 모든 체계는 다채로워 보이지만 결국 한정된 빛깔을 가질 수밖에 없고 앞으로도 익숙한 맛과 향을 내포할 것이다. 그리고 그 익숙함이 나에게는 달콤함으로 다가온다. 나의 작업은 인간의 믿음과 맹신 사이에서 만들어진 달콤한 신전에 관한 이야기이다.

(최지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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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V

학력

2020 중​앙대학교 미술학부 한국화과전공 졸업

​2020 중앙대학교 공연영상창작학부 문예창작전공 졸업

전시

2021 <Youth #7>, CICA미술관, 김포

​2020 <소소한 사람들의 위대한 전시>, 위워크 광화문, 서울

2020 <La Coree>, Le Cerisier, 파리

2019 <SEEA 2019>, 성남아트센터, 성남

2019 <이상한 이상향>, 오렌지연필, 서울

2019 <너머보기>, 스페이스날집, 서울

2019 <2019 Young Creative Korea>, 코엑스, 서울

2018 <Dynamic Dragons>, 에코락갤러리, 서울

2018 <Unsuper Hero>, 아는을지로, 서울

2017 <손놀림&필>, 서라벌갤러리, 안성

2016 <우연히, 문득 만나다>, 항저우갤러리, 항저우

프로젝트

2021~2023 <서울청년예술인회의> 운영단

2020~2021 <아트렉처> 에디터

 

수상·선정

2022 경기미술대전 특선 수상

2020 경기문화재단 <예술백신 프로젝트>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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