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예술을 대체할 수 있을까? 역사적으로 이름을 남긴 화가들의 스타일에 더해 자유롭게 새로운 이미지를 구현해 내는 AI의 그림이 큰 이슈다. 실제로 미술품 경매에서 거래되며 시장에서의 역할을 충족하는 이 그림을 과연 예술이라 부를 수 있는 것일까. 생각을 먼저 밝히면 맞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다. 전제는 분명하다. AI에 명령 값을 입력하는 사람의 주관이 분명하고 입력자의 상상력을 포함한 범주에서 구현된 작업물이라면, 명령 값을 입력한 사람의 그림으로 보는 것이 옳다. 즉, AI 기술은 오늘날 예술의 도구로서 지필묵과 유화와 같은 권위를 지니는 사진과 같은 물감 같은 것이다. 기술은 도구이지 주체 의식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AI가 예술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의 문제는 사진이라는 도구 영역이 예술이 될 수 있느냐 없느냐와 같은 질문이다. 질문이 그르면 옳은 대답을 할 수 없듯. 이 질문은, “AI는 주체 의식인 감정과 자기 의도를 지니고 있는가?”로 정정되어야 한다.
19세기 유럽은 자본주의 질서로 산업화가 가속되었고 축적된 자본과 기술을 바탕으로 사진을 발명해 냈다. 이는 화가라는 직업군에게 큰 위기의식과 함께 변화를 암시하는 신호였으며, 종교인과 귀족의 필요를 충족시키고자 그림을 그려온 화가들에게 재현의 종말을 고하는 사건이었다.
무엇보다 사진의 출현은 화가들의 직업 자체를 위협하는 일이었다. 한편, 일본은 1873년 빈 만국박람회 때 선보인 일본의 공예품이 예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이 팔리는 것을 경험한 이후 1878년 메이지 정부의 용의주도한 사전 준비로 파리 만국박람회로 동아시아 공예인 목판화와 도자기를 유럽인들에게 선보이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는 유럽 내 일본 열풍이 된다. 이 시기, 재현의 종말이라는 유럽의 내부적 상황과 만국박람회를 통한 산수화라는 외부적 요인과의 만남이 화학반응을 일으켜 그림의 역사에 획을 긋는 사건을 일으킨다. 공예 영역에 있던 유럽의 그림이 주관의 세계를 펼쳐내는 예술의 세계로 출범한 것이다. 산수화의 이동 시점과 선적 표현은 하나의 소실점 너머의 세계를 신의 영역으로 단정했던 유럽인의 인식에 총체성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화가 자신의 욕망을 바라보게 한다. 공예가 공예를 만나 일어난 이 오해가 오늘날 예술의 기원이 되었다는 것은 아이러니한 사실이다.
2011년 창원 국제예술제의(감독: 김백균, 류철하) 주제는 ‘self camera’다. 근대를 상징하는 물질인 사진은 타자로서 존재한 대상을 관찰하고 남기는 기능을 수행해왔다. 이는 서구인이 아시아를 대하는 인식이었으며, 제국이 제국 외의 것을 관찰하는 태도였다. ‘self camera’展은 타자화 되었던 아시아인의 의식이 자기 자신을 바라보는 태도로 주관의 시선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객체로 작동하던 아시아가 경제와 군사력뿐 아니라 사유의 영역에서도 자기 자신을 스스로 바라보고 판단하고 의심하는 예술의 지위를 확보했음을 고하는 전시였다. 타자화됐던 객체가 주체를 확보했음을 천명한 전시 ‘self camera’展 이후, 반도의 미술은 어디에 있는가. 근대적 자아를 확보하고 있는가.
고래처럼 잠항하는 작가들의 작업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의 테마는 물감과 자연이다. 여기서 물감은 작가의 주관을 드러내는 도구 영역을 뜻한다. 그리고 자연은 종교, 인종, 성 정체성과 같은 사회적 인위의 껍질을 벗어낸 자연 그대로의 의식상태를 의미한다. 이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는데, 아시아 미술과 locality에 대한 성찰과 분노와 호기심과 같은 복합적 감정을 지니고 나름의 방식으로 산수화를 의식했던 점이다. 작가가 통찰한 세계의 단상을 공유한다.
글·전시기획 : 옥균재필 (복합문화공간청년들)
Can AI replace art? Historically, AI-generated artwork that combines the styles of renowned artists with the ability to create new images freely has gained significant attention. These artworks have even been traded in art auctions and fulfilled roles within the market. However, whether we can truly consider them as art is a matter of debate. The premise is clear: if the subjective input of the person providing the command values, including their imagination, is incorporated into the work, then it can be seen as the person's creation rather than solely attributed to AI. In this sense, AI technology serves as a tool for art today, much like brushes and paints hold authority similar to traditional mediums such as calligraphy and oil painting. Technology remains a tool and cannot become the subject of consciousness itself. The question of whether AI can be art is akin to asking whether photography, as a tool, can be considered art. Just as an incorrect question cannot yield a correct answer, this question should be corrected to "Does AI possess subjective consciousness, emotions, and self-intention?"
In the 19th century, Europe witnessed the acceleration of industrialization under capitalist order, which led to the invention of photography based on accumulated capital and technology. This invention signaled a major shift and posed a threat to the profession of painters, who had traditionally created art to fulfill the needs of religious and aristocratic patrons. Above all, the emergence of photography threatened the very existence of painters as a profession. On the other hand, Japan, after experiencing the unexpected success of its crafts at the 1873 Vienna World Exposition, seized the opportunity to showcase Japanese woodblock prints and ceramics to Europeans during the 1878 Paris World Exposition through the proactive preparations of the Meiji government. This led to a Japan craze in Europe. During this period, the convergence of Europe's internal situation, marked by the end of representation, and the external factors of international expositions resulted in a transformative event in the history of painting. European paintings, previously confined to the realm of crafts, embarked on a journey into the world of art that unfolds the subjectivity of the artist. The moment of transition and the representation of cargo sparked a debate about the completeness of the world beyond the vanishing point, challenging the Europeans' perception of it as the realm of God. This misunderstanding that occurred when crafts met crafts became the irony of the origins of art today.
In 2011, the Changwon International Art Festival (directed by Kim Baek-gyun and Ryu Cheol-ha) adopted the theme of "self camera." Photography, a material symbolizing modernity, had served as a means of observing and capturing objects from the perspective of the Western world, representing its attitude towards Asia. The "self camera" exhibition signified a shift in the consciousness of Asians, who had been objectified, to a self-reflective attitude. It highlighted that Asians, who had previously functioned as objects, had secured their position in the realm of art, where they could observe, judge, and question themselves not only in the domains of economy and military power but also in the realm of thought. Following the "self camera" exhibition that proclaimed the object's acquisition of subjectivity, where does the art of the peninsula stand? Does it truly possess a modern self?
The theme of the current exhibition showcases the works of artists who delve into the realms of colors and nature. Here, colors represent the tool area that reveals the artist's subjectivity, while nature refers to the state of consciousness that transcends the social constructs of religion, race, and sexual identity, embodying the pure essence of nature itself. These artists share a commonality in their reflections on Asian art, locality, and complex emotions such as anger and curiosity, each expressing their own interpretations of representation. They invite us to share glimpse.